내일은 동지입니다. 일 년 중 밤이 제일 긴 날입니다. 동짓날에는 팥죽을 먹습니다. 음력으로 11월을 동짓달이라고 하는데 동지가 동짓달의 초순에 있으면 애동지라고 해서 팥죽을 안 먹는다고 하네요. 아이들이 있는집은 아이들한테 좋지않다고 해서 안먹는다고 합니다. 보통 동지가 양력으로 12월 21이나 22일 날인데 올해 2020년에는 양력으로는 12월 21일 음력으로는 11월 7일로 동짓날 초순이라 애동지입니다. 그래서 저도 팥죽을 쑤지 말았어야 했나 봅니다.
일요일에 블로그에 올릴려고 토요일에 팥죽을 끓였는데 공교롭게도 노됴딕데 둘째 딸아이가 아파서 병원을 들락거렸습니다. 원래 장이 안 좋은 아이가 시험 때문에 신경 쓰고 먹은 게 잘못됐는지 탈이 났네요 ㅠㅠ 혹시 팥죽 때문은 아닌지 자책도 해봅니다. 그래도 이미 만든 팥죽이니 저녁에는 맛있게 다 같이 먹었습니다. 어차피 딸아이는 계속 죽을 먹고 있었으니 팥죽도 죽이다라며 먹었네요 ㅠㅠ
압력솥으로 삶아서 그리 오래 끓이지 않아도 됐고요 쌀은 많이 넣지 않았습니다. 새알심도 즐기지 않는 터라 조금만 만들어서 묽게 쑤었습니다.
팥죽 끓일때 멥쌀 대신 찹쌀을 넣기도 하더라고요. 반반씩 섞어서 넣어도 좋구요. 다음에는 찹쌀을 넣어야겠어요. 더 맛있을 것 같네요. 딸아이는 설탕 넣어 먹고 싶다고 해서 소금 간도 하고 설탕도 넣어서 달달하게 먹었습니다. 약 먹고 나아져서 딸도 동치미랑 같이 잘 먹었답니다. 속이 이제 괜찮은지 호박고구마도 3개를 먹더라고요. 종일 맘 졸이게 하더니 이제 괜찮은듯해서 다행입니다.
동짓날 팥죽 어렵지 않아요. 팥죽이나 팥칼국수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간단히 만들어봅니다.
제가 준비한 재료는 팥 500g으로 200cc계량컵으로 3컵 정도이고요. 멥쌀은 듬뿍 1컵입니다. 새알심을 만들 찹쌀가루는 반컵에서 약간 더 준비했습니다. 원래 떡은 좋아하는데 새알심은 별로 더라고요. 그래서 조금만 준비했습니다. 좋아한다면 많이 준비해서 만들어보세요. 팥죽의 새알심만 골라드시는 분도 계시더라구요.^^
그리고 약간의 소금이나 설탕을 기호대로 넣어먹습니다. 어느 지방은 설탕만 타 먹는다 합니다. 소금 간은 기본으로 하고요 설탕을 많이 넣으면 단팥죽 맛이 나서 그것대로 맛있습니다. 아 그리고 일반 냄비로 팥을 삶아도 되지만 그럼 한 시간 이상 삶아야 되니 너무 오래 걸려서 압력밥솥으로 만들었습니다.
팥은 씻어서 압력솥에 뚜껑을 열고 한번 끓여냅니다. 어차피 압력솥으로 팥죽을 쑬 거라서 압력솥에 넣고 뚜껑을 연채로 5분 정도 끓인 후 찬물에 헹구어주었습니다. 팥의 사포닌 성분이 쓴맛을 내기 때문에 혹은 무슨 독성분 때문에 한번 삶아낸 후 헹구어야 한다고 하는 말이 있습니다. 저도 항상 으레 팥 요리할 때는 한번 삶아낸 후에 요리했었어요. 그런데 찾아보니 그렇지 않다고 잘못 알려져 있는 사실이라고도 하네요. 한번 삶아서 헹궈낼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단지 팥이 다른 곡물보다 단단하기에 오래 삶거나 한 번 더 삶는 것이라고 합니다. 어떤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으레 그러듯이 한번 삶아내 버리고 다시 삶았습니다.
삶은 물도 재사용해야 한다고 하니 아이들이 10살이 될때까지 생일에 만들어준 수수팥떡이 생각납니다. 시어머니께서 아이들이 10살이 될 때까지 수수 팥 경단을 먹어야 건강하고 무탈하게 잘 큰다고 해주라고 하셔서 두 딸아이 모두 10살까지 수수 넣고 경단을 만들어 삶은 팥을 으깨서 묻혀 만들어 먹였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팥 삶은 물도 식혀서 아이를 씻겨주면 좋다고 했거든요. 팥의 붉은색이 귀신, 잡귀를 쫓는다고 하죠. 그런데 애동지에는 왜 안 되는 건지 모르겠네요 ㅠㅠ
하옇튼 팥은 압력솥에 삶을 거라서 불리지 않고 삶았고요 쌀은 물에 불려놓습니다. 팥을 냄비에 삶을 거면 미리 물에 불려두면 삶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이제 새알심을 만듭니다. 찹쌀가루 반컵에 소금을 두 꼬집정도 넣고 뜨거운 물을 숟가락으로 조금씩 넣어가면 섞어줍니다. 뜨거워서 나무 숟가락으로 뒤적이며 총 5큰술 정도 넣었습니다. 보통 새알심을 뜨거울 물로 반죽하는 익반죽을 해야 한다고 학교 가정 시간에 배웠는데 결혼하고 보니 시어머니는 그냥 찬물로 반죽해서도 별 차이 없이 새알심을 만드시더군요. 그러니 상관은 없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아이들 수수팥떡 만들 때 익반죽이 아닌 그냥 찬물로 반죽해서 만들기도 했습니다. 동그랗게 뭉쳐서 치대 준후에 길쭉하게 늘려서 칼로 썰어줍니다. 그리고 양 손바닥으로 굴려서 동그랗게 빚어주면 됩니다.
데쳐낸 팥을 찬물로 헹군후에 다시 찬물을 1.5리터 정도 압력솥에 넣고 뚜껑을 닫고 팥을 삶습니다. 센 불로 끓여서 압력솥 추가 딸랑거리면 1~2분 더 끓인 후에 불을 줄이고 더 삶아주었습니다. 어차피 으깨어줄 거라서 푹 끓였습니다.
그리고 팥이 삶을 동안에 끓는 물에 새알심을 넣고 익혀줍니다. 새알심이 끓어오르면 건져서 찬물에 바로 담군후 건져놓습니다.
30분 정도 압력솥에 푹 끓였더니 물을 넉넉히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래 사진처럼 물이 하나도 안 남았네요. 체반 위에 삶은 팥을 뜨거운 채로 올리고 국자로 으깨서 팥앙금을 내려줍니다. 250cc 계량컵에 찬물을 받아서 한 컵씩 부어주면서 으깨어주었습니다. 그러니까 삶은 팥을 한두 국자씩 덜어서 올리고 물도 한 컵씩 부어주면서 으깨었습니다. 물을 총 6컵 부어주었습니다.
그리고 남은 껍질은 다시 체반채로 찬물 250cc에 담가서 손으로 으깨어줍니다. 팥앙금을 마지막으로 내려줍니다. 남은 찌꺼기를 손으로 꼭 짜서 내려주었어요. 그리고 체반위의 남은 팥껍질은 버립니다. 팥앙금 내릴때 물은 총 250cc 계량컵으로 7번 찬물을 부어서 팥앙금을 내려주었습니다.
내린 팥물을 모두 섞은후 가만히 20분 정도 두니 앙금이 가라앉습니다. 위에 뜬 물만 냄비에 넣고 불려놓은 쌀을 넣고 끓입니다.
쌀알이 퍼지면 가라앉은 팥앙금을 넣고 데쳐낸 새알심도 넣고 중 약불로 계속 저어주면서 끓입니다. 가라앉은 팥앙금을 처음부터 넣고 끓이면 바닥에 잘 들러붙더군요. 윗물과 쌀만 넣고 끓인 후 쌀이 익어서 퍼진 후에 팥앙금과 새알심을 넣습니다.
약불로 계속 저어주면서 눋지 않도록 해줍니다. 10분 정도 더 끓이면 완성입니다. 묽게 끓이고 불을 꺼주었어요. 지금은 물이 많은 것 같아도 두었다가 먹으면 꾸덕해져서 더 맛있습니다. 소금 간은 미리 하지 않고 그릇에 덜어서 먹기 직전에 소금 간을 해줍니다. 달게 먹고 싶으면 설탕도 좋습니다. 새알심이나 멥쌀 혹은 찹쌀의 양은 기호에 따라 조금 더 늘려도 좋습니다.
시원한 동치미랑 먹으니 더 맛있습니다. 남편은 원래 죽을 좋아하지 않는데 눈에 힘을 주고 물어보니 한 대접 먹는다고...
그리고는 맛있다고 합니다. 정말로요 ^^
궁금한 것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성심성의껏 답변해드리겠습니다.^^
맛나게 요리한 후기나 자신만의 레시피등
많은 댓글도 거침없이 남겨주세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
'별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밥백선생 들깨 김치만두 -- 군만두와 만두국 (8) | 2021.01.01 |
---|---|
살짝 매콤하게 후다닥 만든 이연복 칠리새우 (16) | 2020.12.24 |
가래떡으로 만드는 간식거리 [가래떡구이][떡볶이] (16) | 2020.12.18 |
홍가리비 치즈구이 (10) | 2020.12.14 |
홍가리비 찜, 홍가리비 무침 (16) | 2020.12.10 |